도서목록 먹구름도 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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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도 환하게
박선미 / 더여린
132쪽
ISBN 9788957340981
2020년 12월 28일 발행
값 12,000원

무서운 바이러스 때문에 입학식이 한 달이나 밀리다가 결국 온라인으로 중계되듯 치러지고 맙니다. 동시의 주인공은 태어나서 처음 가는 학교이기에 그 무엇보다도 입학식을 기다렸을 텐데 얼마나 아쉬웠을까요. 입학하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학교를 보내는 부모님도 마찬가지였겠지요. 스스로의 힘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그 순간을 기대와 설렘으로 맞이하는 건 어른 아이 할것없이 같은 심정일 테니까요. 짐작했겠지만 이 동시의 무서운 바이러스코로나19’이지요. 이것 때문에 입학식이 자꾸 연기되는 상황을 그려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사태이긴 하지만, 한껏 기대했던 첫 등교를 집에서 컴퓨터로 구경하는 꼴이 되었으니 실망이 오죽 컸겠습니까.

 

그 실망감을 새 구두-새 원피스 -새 가방이 함께 느끼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나은이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나은이를 위해 준비된 모든 사물들이 함께 시무룩해졌습니다. 입학식의 설렘이 사라지는 순간입니다. ‘시무룩하다는 뭔가 못마땅한 상황에 대한 언짢은 감정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나은이는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치르는 입학식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입학식이 하루하루 미루어졌지만 기다렸겠지요. 그런데 결국 화상으로 대신하는 입학식을 맞았습니다. 나은이의 실망감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는 것은 셋째 연의 구두와 원피스, 책가방 등입니다. 이들이 함께 시무룩한 것은 나은이가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문학적 상상입니다. 어린이의 맑은 동심은 슬픈 현실도 견뎌낼 수 있고 또 위로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 동시집에 수록된 한 편 한 편의 동시에는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다시 말하면 그 시적 상황에 여운이 남는다는 얘기입니다. 이 작품집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에 대해 다양한 자기의 마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때로는 이해하고 또 때로는 분노합니다. 나아가서 결핍의 공간을 메우려는 적극성마저 보입니다. 동시집 제목으로 사용한 먹구름도 환하게라는 작품은 이런 마음을 가득 품고 있습니다. 서로 엇갈리는 노랫말이 합쳐져서 밝은 내일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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