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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 이쪽
이태수
136쪽
ISBN 9788970759432 03810
2020년 3월 25일 발행
값 10,000원

바라보기와 꿈꾸기-철학적 깊이가 심화된 서정시

 

등단 46년을 맞은 중진시인 이태수의 열여섯 번째 시집 유리창 이쪽(문학세계사)이 출간됐다. 시집 거울이 나를 본다, 내가 나에게에 이어 역시 1년 만에 펴낸 이 시집에는 무명(無明) , 별에 대한 몽상, 잠깐 꾸는 꿈같이, 우주와 나, 고도또는 고독, 봄 전갈=2020 대구 통신, 먼 풍등, 안개나라, 마차가 말을 끌듯이73편이 실려 있다.

내적 성찰을 바탕으로 한 지성적 관조로 자아와 세계의 조화로운 합일을 꿈꾸는 시세계를 펼쳐내는 이 시집은 순수한 인간정신의 불멸성과 삶의 이상적 경지를 추구하고 지향하면서 철학적 사유가 심화된 서정시들을 보여준다. 초월에 다다르는 길과 우주적 신성성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형이상학적 성찰이 두드러지고, 시의 행과 연의 앞뒤 흐름이 대칭 구조를 이루도록 시각적 형태미를 더욱 강화해 보이는 점도 뚜렷한 특징이다.

해설을 통해 조창환 시인은 그의 시는 명상과 관조, 정화와 화해를 읊고 있지만 내면에는 깊은 고독과 고통의 흔적을 지니고있으며, “자아의 내적 성찰을 바탕으로 멀리 있는 다른 세상을 향한 꿈을 펼쳐 보이는 지성적 관조자의 모습을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태수 시의 초월에 대한 감수성은 현세적 욕망 저편에 자리 잡은 신비로운 절대세계가 있음을 긍정하는 자세에서 우러난다. 그것은 현상적 존재자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이며 자아와 세계의 조화로운 합일을 꿈꾸는 동양적 정관의 세계와 상통한다.”고도 평가했다.

이태수의 시에는 보다라는 동사가 자주 등장하며, 주된 보다바라보다이다.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로 동양적 정관의 자세, 평온한 관조의 자세다. 시인이 서 있는 자리는 유리창 이쪽이다. 유리창으로 분할되는 투명한 경계는 넘을 수 없는 벽이지만, 동시에 투명하므로 안과 밖을 이어주기도 한다. 유리창 이쪽은 실존의 공간이며 생활과 생존의 공간이어서 현실적 주체의 터전이다. 유리창 저쪽은 초월의 공간이며 비현실의 공간이어서 주체가 꿈꾸는 이상의 세계로 영혼의 공간이며 현실을 넘어선 초현실의 공간이며 존재자의 현상적 한계를 극복할 초극의 공간이기도 하다. 시인은 유리창 너머를 동경하지만 유리창 이쪽의 현실에도 충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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