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목록 꽃댕강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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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댕강 나무
이구락
136쪽
ISBN 9788970758657 03810
2017년 10월 30일 발행
값 10,000원

이구락 시인의 시는 맑다. 삶을 순화시키는 힘이 있다. 시인은 현실에서 만나는 풍경을 담담한 언어로 써 내려가는데, 오직 풍경의 전달자의 모습으로 써내려간다. 그의 표현대로, 누가 불러주기라도 하듯, 풍경이 그에게로 왔고, 그는 그 풍경을 받아 적는다. 시인이 자신에게 온 풍경을 받아 적는 동안 하나의 길이 생긴다. 그 길은 그의 내면으로 이어진다. 객관적인 묘사만으로도 이구락 시인의 시는 새로운 공간과 심상을 구축해낸다. 그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낡았던 공간이 새로워지고, 살아난다. 그의 내면은 마치 낮은 곳을 향해 걷는 구도자처럼 겸허하다.

이구락 시인은 시집꽃댕강나무를 통해 시인은 도달하고자 하는 근원을 탐색한다. 또한 바람직한 어떤 것, 관조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심연에 도달하는 과정을 찬찬히 따라가 볼 수 있게 만든다.

비극적인 현실 속에서 부유하는 실존의 덧없음을 그린 첫 번째 시집 서쪽 마을의 불빛(1986), 자연과 소통함으로써 삶을 정화하고 자기화하려는 그 해 가을(2002)에 이어 세 번째 시집인 꽃댕강나무는 겸허한 자기 비움을 그려내고 있다. 부박한 현실과 세계와의 불화, 그리고 스승이자 삶을 반영하는 거울로서의 자연 사이에서 그의 시는 점차 자연으로 귀결된다. 현실을 외면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소통함으로써 현실의 삶을 정화하려는 욕망의 소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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