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목록 적멸에 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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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멸에 앉다
장인수
126쪽
ISBN 978897075867 1 03810
2017년 10월 30일 발행
값 9,000원

장인수 시집 적멸에 앉다는 평생 흙투성이 농군으로 일해온 한 농부의 필생의 모습이 담겨 있고, 이런 아버지의 한 생을 눈에 담아서 시를 쓴 아들의 사부곡이 담겨 있다. 밭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아버지에겐 농로의 나무 밑에서 쉴 수 있는 나무 그늘마저도 적멸의 공간으로 보인다 아버지의 언어는 농사꾼의 언어인데 길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자갈 같은 언어요, 패랭이꽃 같은 언어들이다. 풀의 언어요 가축의 언어다. 코스모스와 놀란 흙과 풀냄새가 있는 곳이면 아버지의 언어가 있다.(코스모스의 중심, 놀란흙, 풀냄새 ), 갯벌의 온갖 생명체에게 경배를 하고(갯벌에 합장을 하다), 소와 염소에게 감격과 감탄을 하고(소떼, 아버지의 등, 소는 혀가 아름답다, 노을이 소 등을 덮다 ), 비오는 날 마당의 물주름을 타고 넘는 미꾸라지(마당 풍경)의 카니발이 펼쳐진다. 아버지는 흙과 바람과 감자와 개와 돼지와 소와 호박의 이야기를 잘 듣는다. 식물과 가축의 언어와 감정을 잘 해독한다. 해독할 수 없는 동식물의 언어를 알아듣기 위해서는 관심과 관찰과 사랑이 있어야 한다. 농사의 핵심은 사람이 먹는 것을 길러내는 것이지만 사람을 살리면서 동시에 흙을 살리고, 돼지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살리는 일이어야 한다. 인문학은 사람을 위한,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사람 중심의 학문이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사람 중심을 버리는 탈여토, 리좀의 학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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