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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적막
박주영
136쪽
ISBN 9791193001479
2024년 5월 9일 발행
값 12,000원
개

박주영은 쓸쓸하고 외롭고 상실감에 젖어 있지만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마음자리가 포근하고 따스한 시인이다. 외딴섬과 같이 적막하고 그늘진 데서 자유롭지 않을수록 그 비애나 아픔 너머의 온전한 사랑의 세계를 지향하고 꿈꾸며,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그 꿈의 세계에 이르려는 인간애와 애틋한 연민도 남다르다.
그의 시는 다채로운 무늬와 빛깔을 띠는 것 같으면서도 그 내포에는 한결같이 잃어버린 사랑을 회복하고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려는 서정적 자아가 감싸 안고 있는 소망들로 채워진다. 이 때문에 어떤 풍경이든 시인과 마주치기만 하면 그런 내면과 겹치면서 다분히 주관화되고 내면화된 풍경으로 변용되게 마련이다.
시인의 발길은 가까운 곳의 나들이로부터 산과 바다, 전국의 명승지와 해외로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떠돌다 돌아와 깃들 곳은 ‘혼자 사는 집’이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가까이나 멀리 가더라도 거기서 느끼거나 깨달은 마음만 데리고 돌아오게 되며, 길들어진 적막 속에서 그리 대단치도 않은 조짐과 낌새에도 위안을 얻고 스스로 위무하기도 한다.
「지리산 연리지」에서는 나무와 다른 나무의 가지가 서로 붙어서 나뭇결이 하나가 된 채 오랜 세월 한결같은 모습으로 제자리에 있는 이 연리지가 홀로된 시인에게는 ‘달근한 향내’로 다가온다. 홀로된 소외감을 꽃에 이입해 드러내 보이는 「숲실마을에서」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대상을 바라보며 묘사하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꽃의 소외감이 그 자체의 것이라기보다 화자의 내면 풍경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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