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 대한 한결같은 열정으로 시와 함께 시의 길을 쉬지 않고 걸어온 노두식 시인은 올해로 등단 시력(詩歷) 30년을 맞게 되었다. 이미 우리 시의 제단에 바쳐진 여덟 권의 시집에 더해 그가 이번에 새로이 선보이는 시집 『가는 것은 낮은 자세로』 또한 ‘시간 여행자’의 유장한 여정과 성찰의 언어를 풍성하게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귀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노두식 시인의 아홉 번째 시집에서 ‘9’는 완전수가 아니라 ‘하나’가 모자란 숫자이다. 완전은커녕 부족한 수이자 결핍의 수이다. 십진법은 그렇게 우리를 수비학적 상상력으로 이끈다. ‘9’는 절정을 향해 끓어오르는 긴장과 열망의 숫자이며, 첨두아치를 향해 가파른 기울기를 견디어 내는 영원히 추락하지 않는 접선이다. 그런 점에서 시간 속에서 시간의 깊이를 재는 이번 시집은 시간의 분수령인 첨두아치를 향한 접선의 기록이라고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