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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게 길을 묻다
박영호
134쪽
ISBN 978897075829903810
2016년 10월 30일 발행
값 8,000원
개

박영호 시인의 시는 주로 서사적 서정에 주어진다. 시인의 서정적 자아가 대상을 있는 그대로 그리기보다는 그 세계를 자아화해 떠올림으로써 이야기를 담은 서사 구조 속에도 심상풍경이 반영된 서정이 자리매김한다.

시인은 끊임없이 길을 나선다. 발길이 주로 자연이나 역사적 배경을 거느리는 명소, 사람들이 어우러져 사는 풍경 속으로 이어지지만, 때로는 외부를 향한 듯 내면을 파고드는 자기성찰에 무게가 실리기도 한다. 게다가 시인의 그 풍경 속 깃들이기는 거의 예외 없이 거기서 촉발되는 마음의 그림들을 떠올리거나 대상에 내면 풍경을 투영하고 감정이입을 하는 양상으로 진전된다.

그의 시는 대부분 꾸밈없이 수수하고 진솔하다. 세태를 희화화하면서 직설적으로 풍자하고 야유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자성으로 눈길을 돌려 연민과 사랑, 베풂의 정서를 환기하는 휴머니티가 관류하게 마련이다. 또한 꽃을 주제로 한 시에 두드러지듯, 섬세하고 예민한 감수성이 돋보이는 경우도 없지 않다. 자연 풍경에 심상 풍경을 포개어 떠올리는 일련의 묘사 시들은 감각적이고 즉물적이며, 비교적 짧은 구문 속에 감성의 결과 무늬들을 촘촘하게 다져 넣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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