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 겨울, 2차 대전 당시 나치 괴뢰 정권 치하의 프랑스, 한 유대인 소녀가 황급히 가방을 싼다. 엄마에 이어 아빠까지 끌고 간 프랑스 헌병들이 이제 그녀와 동생을 잡으러 오고 있다. 어서 달아나야 한다. 잠시도 손에서 떼어놓지 않던 인형을 챙기던 아이의 손길이 잠시 멈칫한다. 그리고는 곧 인형을 포기하고 엄마가 깨알 같은 글씨로 뭔가 열심히 채워나가던 공책을 가방 깊숙이 감춘다. 수도원과 지하창고를 전전하며 보낸 도피생활. 종전과 해방, 그리고 60년의 세월. 끝내 돌아오지 않은 엄마가 그리울 때마다 그 공책을 꺼내 쓰다듬던 소녀는 이제 백발의 할머니가 되었다. 그리고 긴 망설임 끝에 마침내 미완성으로 남은 엄마의 유고작인 『스윗 프랑세즈Suite française』는 기적처럼 세상에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