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서는 숲이 되더니 / 떠나서는 무늬로 남는구나
단단한 나무일수록 / 이 선명한 물결무늬
겉과 속이 이렇게 달라도 되는가 / 목수의 손끝에서 나무 향기가 나온다
-시 <물결무늬> 중에서
*해설
임강빈 시인은 오늘의 우리 시단에서 보기 드물게 간결하고 단정한 고전주의적 품위를 갖춘 시를 쓰는 분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의 시를 읽으면 일상사의 어지러운 틈바구니에서 놓쳐버린 맑은 정신의 흔적을 되찾게 된다. 그의 시들은 길이가 짧고 표현은 군더더기가 없다. 그는 생략과 배제, 단순화와 명료화를 추구한다. 그것은 절제의 미학에 의해 객체화된 자기 응시의 방법이며, 잡다한 곁가지를 제거한 후 대상의 본질이 지닌 선명한 골격만을 추려 보여 주고자 하는 정결한 정신의 표현과 연관되어 있다. 그의 시는 그래서 수채화처럼 선명한 것이 많다. -조창환(시인)
*시인의 약력
1931년 공주 출생. 1956년 <현대문학>지 추천으로 등단.
시집 : 『당신의 손』외 6권
시선집 : 『초록빛에 기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