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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한국 토종엄마의 하버드 프로젝트』라는 책을 펴낸 이가희 시인. 그는 딸이 민사고를 2년만에 조기졸업하고 하버드를 비롯한 미국 10여 개 대학에 합격하는 바람에 ‘박원희의 어머니’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에 첫 시집을 출간했다.
이가희 시인의 시에서 일상은 시적 소재의 중요한 목록이다. 젓갈 골목을 돌아다니는 일, 가족들을 위해 요리를 하는 일, 헌집의 오래된 도배지를 교환하는 일, 가난한 신혼 시절 마이너스 통장을 보며 허전해 하는 일, 튀밥을 튀기는 광경을 바라보는 일, 신도시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의 강팍한 일상을 관찰하는 일 등이 시적 모티브로 작용하곤 한다. 이러한 일상 중에는 시인 자신이 체험한 것도 있고 관찰자로서의 3자적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도 있다.
이가희 시인은 현실적 차원과 시적 차원을 아우르면서 재치 있는 시 세계를 형성해 가고 있다. 그녀가 보여주는 시 세계는 시와 현실의 경계에서 그 둘 사이를 부단히 삼투시키면서 성취해 내는 서정의 만화경이다. 시인으로서의 시적 언어와 시적 서정에 대한 부단한 고뇌, 주변의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은 존재의 원리에 대한 통찰, 안과 의사인 남편의 직업과 관련된 병실 체험 등은 이가희 시 세계의 기본이 되는 프레임이다. 이로써 이가희 시인은 자신의 삶, 가족의 삶, 지인들의 삶, 나아가 인간의 삶에 유용한 시를 창작하고자 한다. (이형권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1.히포크라테스의 흉상
차를 마시며/그는 별을 도배한다/젓갈 골목은 나를 발효시킨다/안과 의사의 가을 노트/봄에는 나무가/풍난을 보며/나무는 푸른 눈을 매달고/주치의 k의 일기/히포크라테스의 흉상/병상 일기/잡초의 꿈/곰탕 끓이기
2.길은 안에서 시작된다
24시 혹은 25시를 위하여/길은 안에서 시작된다/안면도/갇힌 새가 안전하다?/천수산에 오른다/금강이여 흘러라/두견이/짧은 메모/둔산동1/둔산동2/둔산동3/귤/산 1번지의 가계부
3.마이너스의 통장
소리의 힘/동학사 가는 길/백자/마늘 한 접/항해 일지/벌초를 하며/마이너스 통장/11월, 그 바람은/은선 폭포/씨앗의 꿈/안개/3월의 노래/철쭉꽃1/철쭉꽃2/바람 아래 해수욕장
4.튀밥 튀기는 골목
수세미/율산리 삽화/민달팽이/민들레/봄에/뿌리의 노래/숨쉬는 일에 대한 단상/세실 미용실/11월/튀밥 튀기는 골목/3월/감자꽃이 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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