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도서목록 지상은 향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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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은 향기롭다
한상남
B6 | 104쪽
ISBN 89-7075-324-9 03810
2004년 12월 1일 발행
값 7,000원
2005 우수문학도서(한국문화예술위원회)
개

15년 만에 출간된 두번째 시집

첫시집 『눈물의 혼』을 펴낸 후 깊은 인상을 남겼던 한상남 시인이 15년 만에 두번째 시집 『지상은 향기롭다』를 출간했다. 1979년 《한국문학》으로 등단한 후 10년 만에 첫시집을 내고 이번에 두번째 시집을 낼 만큼 과작의 시인지만 그를 ‘섬세한 서정시를 쓰는 좋은 시인’으로 기억하는 문인들이 많이 있다.
첫시집에 해설을 썼던 이근배 시인은 한상남 시인의 시에 관해 이렇게 평했다.
“시는 자기의 몸을 태워서 얻는 이슬방울이다. 그러나 소신燒身으로 구워내는 사리와 같은 시를 만나기란 참으로 드물다. 한상남의 시집 『눈물의 혼』은 마른 하늘에 천둥 벼락이 치듯이 소나기 같은 사랑이 몸으로 와서 떨리게 하는 이 나라의 가장 빛나는 서정의 직물이다. 이영도에 와서 머물러 있는 듯했던 한국 여인의 정조情調는 한상남의 베틀에서 이어지고 있다고 해도 틀림이 없다. 그가 자유시를 쓰는 많은 시인들이 외면하는 시조에 대해 집착하고 있는 까닭도 여기서 찾게 된다. 곧 그는 시라는 하나의 베틀 속에서 자유시와 시조를 번갈아 짜면서 이미지와 운율의 직조법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시가 빠뜨리고 있는 아취雅趣을 끌어들이고 시조에 없던 관념적 인식의 세계를 천착해 나가는 기법이 그것이다. 그의 시편들은 짧은 길이를 가지고 있으면서 큰 흐름을 던져 준다. 낮은 소리로 이야기하면서 그 울림은 온몸을 떨게 한다. 그는 조용한 걸음으로 와서 이 땅의 거친 텃밭에 저 천년의 서정의 물길을 열고 있다. 한상남의 『눈물의 혼』에서 백년의 꽃들이 새 빛깔로 태어날 것이다.”
이 시집의 시편들 곳곳에는 “지상의 남은 향기”가 진하게 배어 있다. 사랑의 고통으로부터 증류된 지순한 사랑, 눈물의 혼은 그 앞의 대상들에게 무한한 품을 연다. 극지에서 “풀 한 포기/새 한 마리/오오, 목숨이 빛나는 벌레 한 마리”(「비단길 2」)의 생명과 마주치며 그는 더욱 넓은 품을 갖게 되었으리라. 「날마다 좋은 날」에서 “십오일 이후/우리 삶은/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이라면서 그는 웃는다. 여기서 십오일 이후는 고승 운문선사의 말로 도를 깨우친 이후를 이르는 것이라 한다. 사랑에의 오랜 앓음은 그에게 ‘십오일 이후’를 선사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지상의 남은 향기들은 시인을 에워싼다. 이 향기 안에서 자연스럽게 행복의 감각이 벼려졌을 것으로 짐작한다.
한상남 시인이 보여주는 단정하게 빗질된 슬픔, 그것은 빗질되기까지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함축하고 있기에 읽는 이들은 그가 꾹꾹 눌러 담고 뚜껑을 덮은 그 슬픔의 양을 짐작한다. 때문에 한상남 시인의 시편들은 조금 말하고 맑게 웃는데도 우리 마음은 아릿하기만 하다.

1
목련/툰드라/휴일1/휴일2/화석/자귀나무꽃이 피었습니다/돌아오는 길/달맞이꽃/바람만 예사롭고/폐광/목소리/첫눈/슬픈 사랑

2
빈집/봄/꽃/신록 앞에서/우기의 시/낙화/단풍/가을, 화조대에서/병후/가을비/안개 자취/겨울 일기/목련이 진다

3
하산/소묘1/소묘2/풍경/독백/11월/조등/그 무덤에 가서/비단길1/비단길2/비단길3

4
날마다 좋은 날/봄밤/6월 어느 날/즐거운 미혹/담백한 이별/다시 가을에/가을 해바라기/사진/역설/분재소나무/전야/느티나무에 관한 추억/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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