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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빈번히 다룬 소재는 '기억'이다. 줄곧 기억들을 불러들이면서도 시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라고 말한다. 끊임없이 상기시켜야 하는 기억은 그에게는 큰 부담이었나 보다. 기억을 열고 닫는 행위 반복을 통해 기억할 것들을 다시 꺼내보는 아픔과 갈등을 노래한 걸 보면.
1. 지퍼를 열고
지퍼를 열고 | 모래 항문 | 실은, 누드가 된 유리컵 | 캐비닛 넘어지다 | 집은 알을 낳는다 | 따뜻한 이불이신 하나님 | 과자를 먹는 여인 | 빛을 파는 집 | 새처럼 날아오르다 | 나이테 | 시간은 가만히 벽 뒤로 돌아가 | 무쇠여, 무쇠여 | 거울의 말
2. 모하비 사막
문을 메고 | 해왕성 | 모하비 사막 | 물음표의 구름 | 길 위에서 | 가시풀 | 그는, 달을 보고 있으리 | 7시 | 11월 | 그늘에서 | 동강 동굴 | 오이도 | 그물 바깥
3. 그날, 종이나비가
우경화 | 흰쥐 | 깃발 | 태몽 | 그날, 종이나비가 | 그날, 여리고 | 그날, 멀리서 | 그날, 이후 | 그후로, 오랫동안 | 엘리베이터.친구 | 마침내, 닭들은 울다 | 안돼 | 라면을 끓이면서 | 월정리 부근
4. 껌
왕십리, 국철을 타고 | 다시 왕십리, 지하철을 타면 | 껌 | 절벽 | 푸른 천사 | 추억의 예배당 | 허공 | 축제 | 귀 | 진달래 | 우그러진 캔이 되어 | 우울한 빵 | 칼끝
5. 먼지와 친해지다
가방에는 시를 담고 | 파를 다듬듯이 | 이른 일요일 아침의 균열 | 말을 한다 | 소풍 가는 길 | 어떤 가정, 그리고 | 신부여, 신부여 | 먼지와 친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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