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선정 공쿠르 상이란 1988년 프랑스의 대형 서점인 프낙(fnac)이 렌 대학 본부와 공동 제정한 문학상으로, 프랑스 각 지역 고교생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공쿠르 상과 같은 날짜에 수상작을 선정, 시상식을 갖는다. 심사위원으로 선정된 학생들은 두 달 간 문학 담당 교사의 지도 아래 공쿠르 상 후보작을 중심으로 십여 편의 작품들을 읽고 해당 작가들과의 만남과 토론을 거쳐 최종 수상작을 결정한다. 이 상은 프랑스 젊은이들의 문학적 취향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들간의 문학적 교류를 촉진시킨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젊은이들의 자유분방하면서도 명석한 선택은 문단의 주요 관심사로서 공쿠르 상 심사위원회로부터도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1000여 개가 넘는 문학상들이 10월 말∼11월 사이 집중 선정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공쿠르 상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그 이름조차 모르지만, 이 가운데서 일반 고교생들이 뽑는 고교생들의 공쿠르 문학상은 일급 문학상으로 대접받고 있다. 지난해(2002년) 15회를 맞이한 고교생들의 공쿠르 문학상은 로랑 고데(Laurent Gaud )의 『송고르 왕의 죽음(La Mort du roi Tsongor)』에 돌아갔다. 13명의 고교생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공영방송 프랑스 3TV가 생중계하고, 뤽 페리(Ferry) 교육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는 이 작품의 소박함과 아름다움, 보편성을 높이 인정했다' 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 문학상의 수상작은 최소한 10만 부 이상 판매될 정도로 독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2. 권력의 무상함을 통절하게 그려낸 장중한 서사시
로랑 고데의 신작 『송고르 왕의 죽음』은 근원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한 편의 장대한 서사시이자 성장 소설이다. 작가는 매혹적인 문체로 주인공들의 드높은 용맹과 눈부신 아름다움을 그려낸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우리는 그들 안에 도사리고 있는 부끄러움의 정체를 깨닫게 된다. 부끄러움, 그것이야말로 숨겨진 진실이다. 인간의 열정, 그리고 인간 사회의 규율을 넘어서는 그 무엇, 바로 비극의 정수이다.
『송고르 왕의 죽음』은 송고르 왕의 첫번째 죽음으로 시작되어 두번째 죽음으로 끝을 맺는다. 한 여인을 놓고 벌이는 연적들 간의 전쟁 이야기와 아버지의 묏자리를 찾아 나선 아들의 방랑 이야기가 두 죽음 사이에 나란히 펼쳐진다.